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플라타나스 가로수길을 지나 수수밭길을 거쳐 마침내 진가구에 도착했다. 진가구는 도로 공사를 한다고 그 입구가 막혀있어 한참을 돌아 들어가야만 했다. 진가구임을 알리는 표지판도 아쉽게도 결국 볼 수 없었다(진가구 소개는 뒤로 미룬다). 진가구 태극권 학교도 사당과 교문을 고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가슴 떨리는 진가구 입성은 이렇게 흙먼지와 공사소음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숙소는 외국인 거주자들을 위해 지어진 곳이라는데 진가구의 전반적인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아주 호화로운 곳이었다. 다른 수련생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몇 년씩 고생하며 수련하는데 우리들만 특별대우를 받아도 되는지 하는 생각에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가 묵게되어 서둘러 공사를 끝낸듯 했다. 방을 배정받는 즉시 우리는 짐을 풀고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 여기가 숙소. 누워서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달마
허무할 정도로 아무 것도 없는 진가구 태극권 학교에서 여기가 태극권 하는 곳이다라고 생각할 만한 곳은 전시관(전람관이라고 쓰여있으나 우리에겐 그 말이 낯설어 바꾸어 보았다)뿐일 것이다. 4대금강을 비롯한 각종 전인들의 모습과 7룡의 모습과 이력이 적혀있으며 그 안쪽엔 체육관이 있기 때문이다.
----> 전인들 모습을 뒤로 하고 환담하는 회원들.
----> 우리의 밥심부름을 해주던 예쁜 중국아이들과 다소 징그러운 고박사
----> 이들의 말을 엿들어보자. 소룡 : 사대금강, 어마 어마 하구먼. 양과, 너 저거 할 수 있어? 양과 : (진소왕노사 자세 한참 보더니 어려운듯.. 가장 쉬워보이는 진정뢰노사 것을 골라) 뭐 이정도야... 소룡 : ...... ;;
우리는 이 전시관이 마음에 들었다. 여기부터 접수했다. 접수한 기분으로 양과는 전시관 앞에서 자신있는 포즈들을 취하였다. 진소성 노사의 교정을 받고 나서 자신의 폼에 대해 어떤 해석을 내릴지 궁금하다. 교정 받기 전의 촌스런 폼들이 여기 있다(소룡형님은 멋집니다요). 마음껏 즐기고 비웃자.
----> 양과1,2, 소룡형님, 정현, 그리고 고박사 고박사, 여전히 밭 매고 와서 약을 팔고 있다.
운동도 이 전시관에 딸린 체육관에서 했지만 밥도 여기서 먹었다.
----> 이런 호화로운 밥을 먹었단 거죠. 그런데도 입맛에 안맞아 식사를 거르시는 회원분들도 많았답니다. 나는 더 없어서 못먹는 사람이었고.. 사실 진자강이 직접 채소를 다듬는다는 말에 감격하여 더 꾸역꾸역 먹었다.
체육관 역시 확실히 우리 차지였다. 어떤 요상한 자세로 사진을 찍어도 다 이해해주었다.
---->동휘는 상대적으로 귀엽지 않은가?
----> 자, 이제 양과의 엄수굉권을 보라. 눈매만은 이미 고수다. 주먹은 너무 빨라 카메라가 미처 포착하지 못했다.
----> 쑥스럽겠지..나라도 쑥스러울거야...그러나 상헌만은 그 쪽팔림을 모르는 사나이 아니던가. 빛 속에 칼의 각도와 시선이 압권이다.
----> 고박사는 아예 춘추대도를 들고 설쳤다.
그렇지만 우리는 외지인인데 주인 허락도 없이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 생각없이 흙발로 올라간 카페트가 더러워져 우리가 청소하겠다고 하자 그들은 늘 웃으며 "메이콴시"라는 말로 우리들을 안심시켜주곤 했다. 이방인들에 대한 그들의 자상한 배려가 참 고맙다.
----> 이들의 말을 엿들어보자.
----> 자, 이제 양과의 엄수굉권을 보라. 눈매만은 이미 고수다. 주먹은 너무 빨라 카메라가 미처 포착하지 못했다.
----> 쑥스럽겠지..나라도 쑥스러울거야...그러나 상헌만은 그 쪽팔림을 모르는 사나이 아니던가. 빛 속에 칼의 각도와 시선이 압권이다. 
----> 고박사는 아예 춘추대도를 들고 설쳤다.
